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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 심리

소중한 자아, 독특하고 의미있는 나

by 지니라미머니 2022.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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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뇌를 컴퓨터에 비유한다.  그러나 컴퓨터의 알고리즘과 프로그램이 과연 역동적이고 예술적이며 음악적으로 현실을 경험하는 인간의 풍부한 경험 방식을 설명할 수 있을까?

 

투렛 증후군으로 올리버를 찾아온 24세의 레이는 몇 초 간격으로 틱 발작을 일으켜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하지만 머리가 비상하고 재치와 유머가 넘치며 성격까지 좋은 레이는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까지 했다.  그러나 들어간 회사마다 모두 그의 이상한 행동을 이유로 그를 해고했다.  그의 행동 중에는 갑자기 공격적인 행동을 하며 무심결에 욕을 내뱉는 것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갑작스러운 침입자인 자신의 증세를 주말이면 재즈 드럼을 연주하는 것으로 풀었다. 그가 병에서 자유로운 시간은 잠들어 있을 때나 어떤 일에 몰두해 있을 때뿐이었다.

레이는 할돌을 복용할 마음이 있었지만 틱 증상이 없어졌을 때 일어날 변화를 두려워했다.  어찌 됐든 네 살 때부터 그런 모습으로 살아오지 않았던가 만약 약이 효과를 나타낸다면 레이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될 것이다. 실제로 할둘은 레이를 차분하게 만들고 틱 증세를 없앴다.  그는 둔해 보이기까지 했다. 예전의 긴장감 있고 재치 있던 모습은(그가 유일하게 알고 있던 자아)을 잃어버리자 레이는 결국 주말에는 할돌을 복용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 결과 재치 있고 틱도 있는 레이가 될 수 있었다.

이 사례에서 레이의 진정한 소중한 자아는 무었이었을까? 하나의 답을 제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레이의 사례는 정신의 복원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인간의 내면에는 늘 나를 강력히 나타내는 '나'가 있음을 말해준다.

뇌는 요술 배틀

뇌라는 컴퓨터에 저장되는 기억이라는 개념과, 마르셀 프루스트를 비롯한 위대한 작가들이 문학작품에서 표현한 '회상'을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는가? 분명 인간은 단순히 생각하는 기계가 아니며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고 현실에 대한 영상적 표상으로 사물에 대한 생생한 감각과 그것의 전체성을 설명하는 존재이다.

영국의 유명한 생리학자 찰스 셰링턴은 의미라는 천을 쉼 없이 짜낸다는 뜻에서 인간의 뇌를 요술 배틀로 표현했다. 올리버는 이러한 비유가 경험의 개인적 특성과 시간을 두고 의미를 얻어가는 방식을 설명한다는 차원에서 컴퓨터란 비유보다 훨씬 적절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신은 인간의 뇌를 각본과 악보에 비유했다.  인간의 삶은 각자가 한 구절 한 구절 써가는 각본 또는 한 마디 한 마디 그려가는 악보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인생을 들여다보는 프리즘은 결코 좌뇌가 전담하듯 과학적이거나 수학적이기만 해서는 안 되며 예술적인 면도 고려해야 한다. 자아의 느낌을 창출해내는 것과 깊숙한 연관이 있는 우뇌는 틀림없이 경험과 행동의 예술적인 장면과 멜로디에서 의미를 얻을 것이다.

어떤 면에서 인간은 신경학적 컴퓨터를 매개로 환경에 반응하는 첨단 로봇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소중한 자아를 설명하는 것은 여러모로 부족하다.  경험주의 과학은 인간의 개체적 존재를 구성하고 결정하는 영혼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고 평한다.  과학이 무시하는 영혼은 침입자의 공격을 받은 올리버의 환자들이 그토록 되돌려 받고자 보존하고자 몸부림치며 애쓰는 바로 그것인 것이다.

통합의 기적을 이루는 존재

인간은 신경학적 장애를 겪고 나서야 그동안 자신이 자율 통제적인 존재로 살아온 것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깨닫는다. 올리버는 인간의 통합의 기적을 이루는 존재로 규정한다.  그러면서 신경장애나 질병 앞에서도 자아를 지켜내려는 인간의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를 강조한다.

인간의 뇌가 단순히 컴퓨터와 비슷하다면 아마도 혼란의 벼랑 끝에서 뒤로 물러선 채 의미 감과 개체 감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다. 인간의 정신은 단순한 효율적 작동보다 전체성을 위해 애쓴다.  두서없는 감각과 경험에서 의미를 창출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우리는 미술품이나 교향곡을 단순한 유화 그림이나 음악소리로 여기지 않는다.  그 안에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인간은 부분이 더해져 이루어진 위대한 하나이다.  우리가 죽은 자 앞에서 슬피 우는 것은 그 사람의 몸을 잃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이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녔기 때문이다.  이것이 올리가 색스가 말하는 독특하고 의미 있고 소중한 자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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